어느날 그냥 걷던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발걸음을 멈출 때 그 곡의 제목이 무엇인지 누구의 노래인지를 찾아보며 나의 이어폰엔 어느새 그 곡이 흘러나오고 있다. 어떤 감성을 끌어내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 음악에선 나의 무엇과 비슷한 주파수를 공유하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정확한 실체도 어떤 근거도 없이 추측만 난무할 뿐 이다. 오늘 나의 미니홈피엔 그런 식으로 쌓인 노래들이 BGM으로 등록되고 아마 누군가는 그것을 들으며 또다른 기억속으로 빠지는지도 모르겠다.
29살의 나이에 7080음악을 언급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제법 적지 않은 나이지만 어떤 인생을 언급하기엔 풋내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서다. 촌스럽기도 하고 어린 시절 아버지가 흥얼 거리시던 노래들을 떠올릴 법 하다. 제법 멋스럽게 부르는 기억이 나의 어린 시절에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그가 병원 복도에서 떠나갈 듯 부른 '울고싶어라'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시큰거리는 듯하다. 아마도 그의 인생을 함께 지내왔던 지난 기억들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느날 나는 20살이 훌쩍 넘었고 연인과 한가로운 저녁과 맥주한잔을 하며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이상하게 속삭이는 듯한 나즈막한 목소리로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멜로디가 시작되었고 나보다 조금 어린 나의 연인은 그것을 김민기의 봉우리라고 알려주었다. 신기했다. 그가 그런 노래의 제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지극히 독특한 일이었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그 노래 뿐이다. 난 가끔 잠에 들기 전 클래식과 재즈 대신 김민기나 양희은이 부르는 봉우리를 듣는다. 나와 다른 시대 속에서 태어난 그 음악은 지금의 나에게 진지함을 요구하는 듯하다. 조금 더 지난 삶을 생각하라고 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되집어 보라고 한다.
애청하는 TV 프로가 있다. 1박2일 이라는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인데 재미있게 보고 있다. 언제나 재미 이상의 무엇이 남게되는 것 같아서 좋다. 언젠가 그곳에서 소개된 음악을 알고 난
또 한번의 뭉클거림을 느꼈다. 지나간 노래를 소개하는 컨셉이었는데 그 중 나를 멈칫하게 하는 곡은 조용필의 '이젠그랬으면 좋겠네.'
사실 이런 식으로 짧막하게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이 노래를 언급해보고 싶어서 이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진부한 설정인가. 눈을 감고 듣기 시작하면 내 깊은 곳에 숨겨둔 무언가가 하나 둘 꺼내지며 방황에 지칠대로 지친 나의 머리를 누군가 쓰다듬어 주며 이젠 이곳에서 다시 시작해보는 건 어떠니라며 다독여주는 것 같다. 이 곡은 가사만 보거나 멜로디만 듣는 것은 의미 없어보인다. 그 둘이 만나서 비록 누군가를 뭉클하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이 노래가 현재의 나의 상태였기 때문에 더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아주 오래전 태어난 이곡이 지금 누군가의 심금을 울린다는 것은 시대와 상관없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군가는 방황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