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크리스마스 이브.

 

한국 재즈의 대모라 불리우는 박성연 선생님 _  교대 근처 야누스에서 늦은 밤. 오픈식 때 이후 처음 들리는 야누스. 공연이 끝날 즈음 들어가서 인지 연인으로 보이는 몇 테이블 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마지막 까지 어떤 의미라도 붙여보고 싶은 나와는 달리 지극히 솔직한 친구의 표정에선 실망의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것 또한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조촐하게 한잔 했던 우리의 모습과 닮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무튼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붙여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로서는 작은 요소라도 끌어내야만 했다.. 그렇지만 박성연 선생님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건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비유하고 싶을 만큼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연주와 분위기에 지나는 시간 앞에 초조해지기까지 하였다. 즉흥적이긴 했지만 이곳을 제안한 사람이 본인이 었기 때문 이었을까. 알수가 없다.  잠시후 박성연 선생님께서 등장.  white Christmas 반주가 흐르고 마이크를 들고 우리 테이블로 다가오신다. 혹시나..아니 역시나였다. 앞으로 나오셔서 한곡 부르라고 주시는데 조금 당황 하기도 했지만 이럴 때 가사를 외워뒀으면 하는 아쉬움이 또 남는다. 노래방에 익숙한 80년대생 본인에겐 암기하고 있는 가사는 회식자리를 대비하여 외워둔  18번 '찰랑찰랑'정도이기에 이런 순간 나는 두손을 들어 양해를 구할 수 밖에 _ 기가막히게 본토발음을 구사하는 여느 재즈싱어들과 달리 시대를 거슬러  칠팔십년대 딱딱한 영어발음을 구사하며 서정적인 한국의 정서가 반영된 모습으로 지나간 세월이 묻어 있기라도 한 듯한 칼칼하고 낮은 목소리로 부른 My Funny Valentine. 조금 쓸쓸한 듯하지만 이런날 거리낌없이 한잔을 해줄 수 있는 친구와 조용한 재즈바에서 한국 재즈의 대모라 불리우는 분의 My Funny Valentine 을 들을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 않아.

 

너와 나의 시각.

  

 

루돌프와 산타를 발견한 이상 우린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쳐야 한다.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이지만 다가올 크리스마스 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 시간이 앞으로 다가올 시간보다 조금 가까운 것 뿐 루돌프와 산타를 발견한 이상 그것은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킨다. 그날이 크리스마스이건 아니건 크리스마스 이전이건 아니건 간에 말장난 같은 사실은 루돌프와 산타 인형과 크리스마스와의 관계이다. 지금 내가 거주하는 지역과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한 친구와 가끔 주말 나들이를 하다 보면 매번 같은 지역 습관적으로 발걸음이 향하는 카페 테라스. 그 곳 한 구석은 이미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다.흐르는 시간으로 외적으로 혹은 내적으로 변하는 우리들에게 핸드 드립 커피 한잔 만이 변하지 않고 그곳에 있었다. 그래서 일까 .발길이 멈추는 곳은 그집 앞이다. 가끔은 유쾌한 수다가 이루어 진다. 지난 이야기, 현재 이야기, 매번 비슷한 흐름으로 이야기는 진행되지만 어제의 대화와는 사뭇 다른 무언가 스며있는 듯한 향이 입을 통해 흘러 나오기 시작하고 조금 지루해 진다 싶을 땐 어김 없이 주변에 누군가 어떻고 이건 어떻고 뒷좌석에 배우라도 보이는 날엔 왠 횡재인가 싶어 촌스럽게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같은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한잔과 모카커피 한잔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없이 달달한 치즈케잌 한조각. 몇 일 앞둔 크리스마스가 보란 듯이 조금 허술한 트리와 장식품들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다. 우린 별다른 뜻 없이 매번 앉던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지극히 보편적인 20십대 여성들과 다르지 않게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만지작 거려본다. 그순간 서로는 어떤 예술가보다 멋진 발견을 시작하고 깔깔되며 칭찬하기에 바쁘다.그러다 어느순간 우연하게 멋진 발견을 하게되면 암울한 천재들의 발견도 부럽지 않게 역사에 남을 순간이라는 깜찍한 발상을 하며 잔을 들어 커피 한모금을 마신다. 아아 이것이 왠 발견인가 _ 이것은 루돌프와 산타를 바라보는 너와 나의 시각이라 칭한다.  

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커피와 담배

때때로 인생은 단지 커피 한 잔의 문제 또는 커피 한 잔이 가능케 해 주는 친밀감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이런식의 문장을 썼다고 하지. 그리고 잠시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가 떠오른다. 흑백의 옴니버스 영상이 돌아가고 어딘가에 앉아 커피와 담배를 나누며 한가한 듯 소소하고 색다른 유머들을 내뱉는 사람들. 가끔 그런식의 색다른 유머는 피식 웃게 해주며 복잡하게 얽힌 삶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메고있던 짐을 내려놓고 그자리에서 커피한잔과 담배한대를 나누며 비아냥 거리는 듯 하다.

 

짐 자무시에게 지루한 일상 속에 던져진 소소하고 색다른 유머로 쓰여진 커피와 담배 이야기는 동시대에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의미로 그려지기도 하고 쉽게 정의를 내리기 모호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무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미를 커피와 담배에 붙여보기도 하며 그것은 또 누군가에겐 공감의 형태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런식의 말을 이어가다보면 그속엔 이야기라는 보편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그려진 작은 조각들은 어떠한 소재를 통해 혹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이런식의 또다른 이야기로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던 한 남자에게 죽기전까지 놓지 못했던 담배가 있었으며 밤새 연구실에서 컴퓨터와 눈을 마주하며 어떻게든 소통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연구원들에겐 자판기 커피가 있었다. 어렵게 금연한 한 여자의 애인이 떠난 후 다시 담배를 물기 시작하는 것 또한 이젠 식상한 시트콤 정도랄까. 한쪽 세상은 금연 캠페인을 하고 한쪽 세상은 담배를 생산하고 있으며 매일 금연 운동을 접하는 한 남자는 건강을 헤치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금연을 결심만 한다. 이젠 카페인을 섭취하고 또 섭취해도 잠만 잘온다는 연구원과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삶보다 담배 한대를 피우기를 선택한 한 남자 이야기는 어쩌면 너무 흔해서 가십거리도 안될 턱이다.커피와 담배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자기 합리화에 패배주의자들이란 꼬리표를 달겠지만 동전의 앞면 또한 뒷면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어쩌면 동전의 앞뒷면 보다 좀더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서 어제의 커피와 담배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

 

짐 자무시는 커피와 담배를 그려냈고 정말 보는 내내 커피와 담배가 나온다. 한번쯤은 나도 커피와 담배를 언급해보고 싶었다.    

 

2009년 12월 19일 토요일

스쳐지나가기

 

스쳐지나가기 _ 잠시 멈추고 싶은 어느날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하품을 한것도 아닌데 눈에서 자꾸 눈물이 나온다. 잠시 스쳐지나가는 것 뿐인데 그곳에 멈춰 머무르고 싶다고 마음속에서 소리없이 외치고 있지만 순간은 잡음과 동시에 이미 순간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스쳐지나간다. 그런데 자꾸 낮설지가 않고 익숙한 장면들이 또다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하품을 한것도 아닌데 눈에서 자꾸 눈물이 나온다. 이것도 습관이라 같은 장소를 스쳐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스쳐지나가기를 몇회 반복하다보면 이미 그곳은 가끔 머무는 곳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끝이 아닌 것처럼 내일 다시 마주할 수 있을 것처럼 ...그러나 이미 어제스첬던 그곳은 없다.

 

자정을 훌쩍 넘기어 Charlie Haden 의  El Ciego (The Blind) 를 반복해서 듣는 짓은 멈추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당분간 필요할 것 같다. 당분간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며 예상컨데 그것은 적당히 긴 당분간이 될 것이다.  

 

'나는 자유다. ' 이문장 뒤엔 지독한 고독함이 동전의 양면처럼 기대어 있는지 알아버린 것일까 _ 알을 깨고 나온 새는 길을 잃었다. 새장 속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사실 새장 속에 사는 법을 알지 못한다. 창공을 자유롭게 나는 보헤미안 어쩌면 지독히도 새장을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번 날아버린 새는 어디로든 날아가야 하는 운명이 되어버린 것을.. 보헤미안 새를 사랑한다면 새장 너는 창공이 되어야 한다.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언제 용기를 내야 하는지 흐르는 시간으로도 찾을 수 없고 다가오는 문제들에 끊임 없이 쏟아내리는 질문에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겨울하늘

 

2009.

winter sky.

 

정직한 하늘색 .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그리고 그 사이 둥둥 떠있는 구름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에 정직한 색으로 보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반복됨이 사소한 일상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던 나의 어린날 .17살의 여고생과 마주한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보는 하늘과 그곳을 벗어나 보던 하늘은 같은 정직한 하늘색 이었지만 생각과 눈 그리고 하늘 사이로 세상이 만들어 준 색안경이 준 혼란 그것은 훌쩍 커버린 나에게 정직한 하늘색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아도 나의 하늘은 항상 그곳에 있어서 다행이다.

 

first snow

2009.

first snow

 

아직도 첫눈이 오면 투덜 되지만 눈은 별로라고 입을 삐죽거리며 무관심 한 척 하다가도 눈이 왔다고 누군가에게 사진을 찍어 포토메일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 올해의 첫눈이 전에 왔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목격한 그것에 첫눈이란 타이틀을 붙인다. 초록 가늘고 뾰족한 잎 사이로 금새 쌓인 눈송이가 조금전까지 컴퓨터 모니터와 장비 옆에서 냉정을 반복하며 판단하고 있던 나에게 잠시 휴식을 준다. 달달한 코코아 혹은 유자차 머그컵에 담아 첫눈을 맘껏 느끼고 싶었는데 인스턴트 커피 한잔으로 그해 겨울을 기억해본다. 너무 선명해 사실적이지 않은 사진 처럼 나의 기억도 선명하면 좋으련만 아무리 눈을 감아도 흩어진 조각들에 번진 그 모습들이 내것이었나 싶어 눈을 뜬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선명한 초록잎과 그위에 쌓인 눈꽃들이다. 잠시후 햇살이 들면 녹아질 그것들은 꼭 기억속의 조각을 닮았다.

 

2009년 11월 8일 일요일

Jarasum-JAZZ-Festival_2

 

 

 

 

사람들은 그를 아비샤이 코헨(Avishai Cohen)  이라고 부른다. 언제 또 그의 연주를 눈앞에서 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면서.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지금 내 눈과 내 귀와 내 심장이 일반적인 속도로 돌아가지 않는 다는 사실과 그를 만났다는 사실이 꿈은 아닐까 의심도 해보지만 이것은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다.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나는 그를 본순간 오바마 대통령과 닮은 듯하여 옆의 친구에겐 '오바마'라는 애칭으로 말했고 우린 재즈계의 '오바마'라는 엉뚱한 타이틀을 앞세워 그에 대해 말하곤 했다. 알 보니 그의 존재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었고 세계 각국을 돌며 두각을 보이고 있는 아티스트였다. 역시나 였다. 더욱이 악기중 특히 커다란 콘트라 베이스의 매력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고 아직도 베이스 사랑에 빠진 듯한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 조금 설명을 보태자면 '이스라엘 출신( 재즈계에서는 드물다고 한다) 의 그는 전통 유태인 아버지와 스페인계 유태인 어머니 사이에서 1971년 출생하였고 재즈의 길을 찾기위해 무작정 뉴욕으로 날아가 뉴욕 재즈계에 발을 들였고 어렵고 고달픈 생활 속에서 연주를 시작하였고 다니로 페레즈와의 만남으로 시작해 칙 코리아에 발탁되는 영광을 안는다.'

아비샤이 코헨 '오로라' (’Avishai Cohen ‘Aurora’ ) 계속 해서 무슨 말이든 하고 싶게 만드는 그를 어떤 형용사로 표현해야 할지 지금은 말문이 막힌다는 표현으로 마무리 할 수 밖에..

 

 

계속되는 훌륭한 연주 덕분에 가져온 와인과 아사히 맥주는 바닥을 보였다. 주머닛돈으로 가져온 현금으로 부랴부랴 공연장 뒤편으로 간 친구는 옐로우테일 샤도네이 와 편의점 오뎅을 사왔다. 공연이 진행되는 중에도 오뎅을 사기 위한 줄은 굉장히 길었다고 한다. 우린 쌀쌀한 가을 날 밤 열정적인 공연의 열기와 그곳에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감상에 빠진 사람들에 둘러 쌓인 우리는 달달한 엘로우 테일 샤도네이를 홀짝홀짝 마셨다.과일 향이 가득 입안을 맴돌고 오늘이 끝난다는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이렀게 좋은 순간이 존재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으로 좋지 아니한가라고 스스로를 달래본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과 찌든 사회속에서 쌓인 케케묵은 스트레스를 이곳에 묻고 가려는 듯 그리고 그것을 날려 버릴 만큼 열정적인 무대로 모두 일어나 환호하고 음악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치코&더 집시스 (Chico&The Gypsies) 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공연이 시작 되는 순간이다. 전 공연들이 무척 화려하고 열광적인 공연이라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아니나 다를까 여러 대의 기타가 들려주는 현란한 연주는 솔로 기타연주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함과 모두를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격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외친다. '올레!!' 우리도 외친다 '올레~!'

 

2009년 10월 30일 금요일

Jarasum-JAZZ-Festival_1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갔다.무심코 써내려간 '지나갔다'라는 표현이 '어라'맘에 든다.지금으로부터 몇백일 전에도 그날이 올까라고 의심했던 2009년 10월이 왔고 가평에 위치한 자라섬에서의 느낌들을 여운과 함께 남겨보도록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내 온몸으로 느낀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은 스스로 뱉어내고 다시 바라보았을 때 적잖게 아쉬운 마음이 든다. 무언가 집중을 해보려 해도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어쩌면 서로가 느끼고 생각한 것이 어떤 특정 언어로 표현되었을 때 서로가 바라보는 동일한 언어는 이미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님은 아닌가 라는 의심을 해보면서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다가온 재즈 속으로 흠뻑 빠져본다. 강렬하게 튕겨진 베이스의 진동이 아직도 심장을 울리는 듯 하다.그리고 조금이라도 순간을 담고 싶은 마음에 찍혀진 몇장의 사진들 ...현장의 느낌을 모두 살릴 수 없지만 남겨진 기록은 언제나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미친다는 것',광끼.뜨거운 열정 같은 단어가 어색할 만큼 현실에 익숙해져버린 한사람은 잠시 미치고 싶다는 또한번의 신호를 받는다. 그것은 주체할 수 있을 정도의 신호이며 이미 알 수 없는 튼튼한 끈이 그것을 단단히 동여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스스로가 정해버린 룰 , 한손으로 그 끈을 잡고 룰밖으로 한발 내딛고 비닐 우비 사이로 느껴지는 젖은 흙더미 위에서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 잡힌다. 그렇게 자라섬에서의 재즈페스티벌이 지나갔다.

 

 

 전날밤부터  주룩주룩 내린 비가 언제 내렸냐는 듯 다음날의 자라섬은 가을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몇장 남지 않은 사진이지만(사실 쉴세 없이 찍었다) 즉흥적으로 몇장 .점점 사진기 욕심이 생기는 순간이다. 그래도 핸드폰 사진에서 출세하여 디카라 불리우는 녀석으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그런데 어째 카메라 기능이 매력이었던 핸드폰으로 찍었던 시절의 사진이 더 맘에 든다. 어마어마한 사진기를 소장하시는 분들은 살짝 웃어주겠지? 무튼 느즈막히 일어나 점심은 삼겹살을 굽는 센스를 보여준다. 아마 자라섬에서 가장 쾌청한 날씨는 모빌홈 안에서 삼겹살을 굽는 동안이 아니었나 싶다.

 

 

 

 

코끼리 열차 이름에서 예상 했지만 엄청 느린 속도로 이동한다. 이미 기다리기로 한 이상 이것을 타고 재즈 아일랜드로 향했다. 사실 첫 걸음은 걷기로 재즈아일랜드에 도착하였으나 무턱대고 차가운 바닥을 비닐우비로 견딜 생각 하나 그리고 모빌홈에 모셔 논 남은 와인이 자꾸 눈앞에서 잊혀지지 않는다.나는 삼십분 거리 정도 떨어진 숙소를 다녀오기로 결심했다.그것은 몇번의 결심이 필요한 일이 었다. 준비성보단 즉흥성이 앞서는 본인과 나름 본인 보단 뛰어난 준비성을 소유한 친구는 극한 야근으로 인해 준비성 마져 상실해버린 탓에 우여곡절 끝에 꾸역꾸역 도착하여 우왕좌왕 하기 바뻣지만 크리스피 도넛과 사랑하는 아사히 맥주를 현장 판매 한다는 사실은 어젯밤 빗속을 뚫고 장을 보며 투덜투덜 이곳을 찾아온 고생한 기억은 Delete 키로 삭제 되기 충분하다.

 

 

 이스라엘 출신 피아니스트 야론 허만이 이끄는  '야론 허만 트리오(Yaron Herman Trio )'

사실 첫연주를 듣고 숙소로 향해서 다음 연주를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검색질좀 해봤더니  "재기 넘치는 편곡과 트리오의 뛰어난 호흡을 바탕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유럽 재즈 피아니스트계의 젊은 피 야론 허만(Yaron Herman), " 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소유한 그였던 것이다.

 

 

 

크리스 포터 언더그라운드 (Chris Potter’s Underground ) 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매번 느끼지만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온 뮤지션들 그리고 연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끝없는 시간을 찾아 헤매도 전부 알 수는 없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느끼는 순간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한 재즈클럽에서의 즉흥 연주에 반하여 그 환상적인 무대의 열기가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세상이 보인다. 느낀다. 알 수 없는 전율에 휩싸인다. 그리고 이곳까지 왔다. 크리스 포터는 (소개글의 표현을 빌리지면- 이시대를 검색질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얌전한 생김새와 달리 폭발할 듯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열정적인 연주자 전통과 진보를 모두 존중하는 뮤지션이라고 한다. 사실 크리스 포터와  네이트 스미스(Drums) 두분께는 조금 죄송하지만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가장 잘나온 사진이 이것뿐이었다. 너무 열정적인 무대의 장면이 인상파 화가의 작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특히 익살꾸러기 드러머 네이트 스미스의 드러밍은 열정적인 무대를 더욱 각인 시켰다. 아 환상적이고 판타스틱한 밤이다.

 

 

이쯤 되니 몇시간 전에 걸어서 삼십분 이상 거리가 되는 모빌홈(숙소)에서 가져온 조금 더 설명을 보태자면 어제 한두잔 마셔논 상태의 와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진다. 조금 더 개인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조용한 와인바에서 각잡고 마시는 와인도 나쁘진 않지만 이런 야외에서 돗자리 (지금은 1000원주고 산 노란 비닐우비) 위에서 일회용 컵으로 홀짝되는 것은 왠지 삶의 맛을 더 가미시킨 것처럼 혀끗으로 다가온다. 마치 먼나라 포도농장에서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오랜 숙성을 거쳐 나에게 오기까지의 시간이 느껴지기라도 하는듯 , '와인'이라는 것이 부의 상징으로 불리 우던 지난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집근처 대형 마트에서도 쉽게 와인을 구매 할 수 있게 되었다.사실 나와 공존하는 시대가 이런 시대인 것을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른다.  때론 선입견을 가진 분들은 아직도 그 단어를 입에라도 올리면 경계의 시선으로 변할 때도 있고 상업적인 시선에서 보자면 달갑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그의 매력을 알기 전의 나 또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 한번 그 매력에 빠진 순간 또다른 세상이 또다른 이야기가 생기고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이고 싶은 녀석이 되어 버렸다. 무튼 이런 저런 정보와 누군가 지껄이는 소리들을  모두 고려하지 않고 그것만 생각할 때 그것이 좋은가?그래 나는 좋다.그렇게 자라섬 작은 공간에 모인 각 국의 사람들은 소주도 좋고 맥주도 좋고 음료수도 좋고 생수도 좋을 것이다. 어젯밤 비로 젖은 땅 위에 돗자리며 간의 의자며 비닐 우비를 대충 깔고 앉아 가을 밤하늘과 어우러진 그곳에서 열정적인 연주자들의 무대와 무엇이 어울리지 않겠는가.      

 

잠시 시간 관계상 다음 이야기는 Jarasum-JAZZ-Festival_2 로 이어집니다.  

 

2009년 10월 10일 토요일

마로니에 공원의 기억

 

 

이젠 익숙한 이 공간 이지만 매번 이곳에 머물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낮설기만 하다. 혹시 이곳에서 잠깐 스쳣을지도 모르지만 그런기억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또 새로운 장면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햇살 좋은 휴일 오후 약속장소에 조금 먼저 도착한 나는 자연스럽게 익숙한 거리를 한바퀴 돈다. 너무 익숙한 풍경 가끔 지겹다고 느낄 정도로 이 공간이 익숙하지만 저절로 한 컷을 남길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다. 가장 보편적인 일상이 이상하게 가슴져릴때가 있고 아무런 연관성 없던 사건과 마주할 때 나는 또다른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내 옆에 앉아 있던 연인들 사이에서도 줄담배를 반복하던 중년의 신사에게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겠지. 이런 저런 생각이 지겹다고 느껴지면 습관 처럼 들고 다니는 책 한권을 꺼내 조금 전 지하철에서 읽다만 구절 다음으로 눈을 돌린다.하얀 양장본 표지에 파스텔 톤 제목은 아무 이유없이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덴고'와 나의 만남이 다시 시작된다.사실 덴고인지 다른 인물인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무튼 바다 건너 어느 나라에서 한 남자에게서 탄생한 그 인물들과 나의 만남이 지극히 엉뚱한 공간에서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얼마전 내손에 들어온 하얀 양장본과 마로니에 공원의 기억은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괜찮다.사실  Carla Bruni ... 그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덴고가 등장해 버렸네  

blood.

2009년 9월 29일 화요일

게으름의 찬양 - Leclerq

 

속도에 민감한 2009년 어느날 아주 작은 책한권을 보게 된다.책이라고 하지만 정말 작고 얇은 이 책은 제목만 보면 무척 긴 이야기가 될 법한데도 속도에 민감한 어느 누구라도 소화할 만한 분량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지금 이시대의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성향과는 사뭇 다른 그래서 더욱 흥미로워진다.게으름에 대한 오해로 살아왔던 시간들에 새로운 시야가 생기고 반복되는 하루에 대한 또다른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지만 세상의 욕심에서 벗어나 그에 매여 살지 않고 자유로워 짐을 이야기 하고 있는 글들을 읽었던 순간만큼은 나 또한 잠시나마 알수 없던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렀지만 책을 놓는 순간 현실의 벽이 다가온다.순간 모든것이 변하지는 않았던 것이다.오늘이 지나면 빨리빨리와 정확하게를 동시에 강조하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세상은 조금 다르게 돌아가게 된다.그리고 매번 이건 아니라고 외치지만 아무것도 변하진 않는다.시간을 몇일 단위로 나누어 보면 그렀게 생각이 들지만 단위를 더 나누거나 덜 나누는 식의 방법으로 다시 바라보면 방향은 조금 혹은 완전히 변해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저자가 추구하는 삶의 본질에 조금 근접해서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09년 9월 28일 월요일

지하철 문이 열리고

지하철 문이 열리고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엉망이 되어버린 나의 일상에 대한 연장선으로 시작된다. 그 순간 있었던 일에 대해 어떤 것도 사실적으로 표현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에 대한 무엇도 증명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 순간이 사실이었는지 스스로의 착각의 연장이었는지 지금의 나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그 순간은 지나갔고 지하철 문이 닫혔으며 덩그러니 나만 홀로 남았다. 지하철 내부의 관점에서 보면 내가 남은 것이고 나가는 곳 입장에서 보면 내가 나오지 않은 것이 되니 자동문의 입장은 경계선이라는 중립적 대상이 되어 버린다. 지하철 문이 닫히고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그때가 자꾸 떠오른다. 그것이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이었는지 혹은 그런 한 장면을 마음 한켠에 꿈꿔왔는지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채 하루에도 몇번 지하철 문이 열리고 어느 순간 지하철 문이 닫힌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열리는 지하철 문으로 시선이 향하고 잠시후 피식 헛 웃음을 짓는 나를 발견한다. 이젠 지하철마저 과거를 붙들려고 하는 것인지 지하철에 지난 기억을 묶어두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일정한 용량에 쓰여진 기억의 단편들은 시간을 더해 재설정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몇배가 커진 나의 메모리는 제한이 없는 듯 빠른 속도로 기록되어가고 있지만 그곳은 흑과 백 두 색상만이 존재할 뿐이다. 지난 시간을 흑백사진에 비유하게 된 것은 아마 기억하고 싶은 그 순간을 지금이순간도 미친듯 기록되어지는 무언가로부터 지키고 싶은 마음의 노력으로 시작된게 아닐까. 눈을 감고 꺼내보기에 두려울 만큼 떨리는 기억을 꾹꾹 눌러 담더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의 작은 배려는 화려한 색으로 채색되어 명확히 남기기 보다 흑과 백으로 그리고 남은 여운으로 채워져 재 설정할 기회를 주고 있다. 잠시나마 마음의 작은 배려에 그리고 기억에서 꺼내어 마음 속 꾹꾹 눌러 담은 어떤 잊지않아야 할 기억에 지금 이순간을 더한다.  

2009년 9월 9일 수요일

2009 한여름 만리포에서 .

가면 어떻게든 해결된다는 말은 사실로 다가왔다 크게 두걸음 이면 벽과 벽이 닿을 공간에 벽걸이 선풍기 ,충분하다.

"안녕, 나는 누구누구야~" 멀리 보이는 등대까지 걷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먼거리에 모래사장에 주저 앉아 이러고 있다.

"그녀석들 힘들겠다 이리 더운데 ~"라며 걱정스런 발언을 하지만 이리 그림자 놀이에 빠져 입으로만 걱정하는 두사람

슬피퍼의 사연 하나.그냥 혼자만 알고 넘어가기

해변가에선 금연 알죠?

그녀를 해변의 여인이라 감히 칭한다.

얼굴을 기대하게 만드는 구도 이런곳에선 반전을 생각하지만 얼굴도 기대할만 하다.그녀는 예쁜 외형을 소유하고 있다.그것은 중요한 사실.

만리포 베스트 커플상 이런것을 너희에게 주어야 되는데 .. 내가 준다_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을 것같지 않은 친구들 너희와 함께한 시간들.

"생맥주 한잔 주세요~"만리포에서 그해 여름을 보낸그들은 만리포를 다신 돌아보고 싶지 않을까나?

캬~

화창하다 못해 덥디더운 날씨와 짠 한번하고

웃자 그냥 하하하 여긴 공동 샤워장 살짝 한장 찍어왔다

심심한 기억이 되지 않게 누군가 이런 설정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고속버스 중앙에 주저앉아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를 읽는 것은 참 어울리는 장면이 아닌가 !처음엔 그랫다 ..그렀지만 다신 덜컹이는 버스 통로에 앉아 3시간넘게 도로를 달리고 싶진 않다 ,이런 경험은 겪어보지 않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