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커피와 담배

때때로 인생은 단지 커피 한 잔의 문제 또는 커피 한 잔이 가능케 해 주는 친밀감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이런식의 문장을 썼다고 하지. 그리고 잠시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가 떠오른다. 흑백의 옴니버스 영상이 돌아가고 어딘가에 앉아 커피와 담배를 나누며 한가한 듯 소소하고 색다른 유머들을 내뱉는 사람들. 가끔 그런식의 색다른 유머는 피식 웃게 해주며 복잡하게 얽힌 삶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메고있던 짐을 내려놓고 그자리에서 커피한잔과 담배한대를 나누며 비아냥 거리는 듯 하다.

 

짐 자무시에게 지루한 일상 속에 던져진 소소하고 색다른 유머로 쓰여진 커피와 담배 이야기는 동시대에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의미로 그려지기도 하고 쉽게 정의를 내리기 모호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무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미를 커피와 담배에 붙여보기도 하며 그것은 또 누군가에겐 공감의 형태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런식의 말을 이어가다보면 그속엔 이야기라는 보편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그려진 작은 조각들은 어떠한 소재를 통해 혹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이런식의 또다른 이야기로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던 한 남자에게 죽기전까지 놓지 못했던 담배가 있었으며 밤새 연구실에서 컴퓨터와 눈을 마주하며 어떻게든 소통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연구원들에겐 자판기 커피가 있었다. 어렵게 금연한 한 여자의 애인이 떠난 후 다시 담배를 물기 시작하는 것 또한 이젠 식상한 시트콤 정도랄까. 한쪽 세상은 금연 캠페인을 하고 한쪽 세상은 담배를 생산하고 있으며 매일 금연 운동을 접하는 한 남자는 건강을 헤치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금연을 결심만 한다. 이젠 카페인을 섭취하고 또 섭취해도 잠만 잘온다는 연구원과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삶보다 담배 한대를 피우기를 선택한 한 남자 이야기는 어쩌면 너무 흔해서 가십거리도 안될 턱이다.커피와 담배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자기 합리화에 패배주의자들이란 꼬리표를 달겠지만 동전의 앞면 또한 뒷면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어쩌면 동전의 앞뒷면 보다 좀더 쉽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서 어제의 커피와 담배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

 

짐 자무시는 커피와 담배를 그려냈고 정말 보는 내내 커피와 담배가 나온다. 한번쯤은 나도 커피와 담배를 언급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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